흑룡만리
굽이굽이 꿈틀꿈틀
한없이 펼쳐졌고
역사와 전설들을 수없이 품었건만
흑룡도
세월엔 굴복
찢어지고 끊어지고
억만 개 검은 비늘
살아서 반짝일까
끝없이 이어지는 밭담의 이야기는
어느 날
토막 나더니
역사책에 숨었다.
흑룡만리; 제주도의 밭담과 돌담을 전부 이으면 중국의 만리장성보다도 10배 이상 길다고 하며 길게 늘어져서 연결된 밭담의 모습은 살아 움직이는 흑룡 같아서 ‘흑룡만리’라고 불리기도 한다. 제주도의 밭담은 2014년 유엔 세계중요농업유산에 등재되기도 하였는데 기록상으로는 2만 2,000km라고 하지만 농촌에도 펜션을 비롯한 많은 건축물이 들어서고 구획정리 등으로 인해 거의 단절되어 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