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이 된 뱀(蛇石)
유유
오래전엔 최고의 신이었던 뱀
언제 돌이 되었을까
움직이고 싶은 욕망의 화신으로 남아있다
메두사를 바라보는 자가 돌이 되어야 하는데
메두사가 먼저 돌이 되다니
어쩌다가 뱀의 체면이 이 지경까지 되었을까
전 세계 방방곡곡 이젠 신으로 섬겨주는 곳 없으니
차라리 돌이 되는 것이
생사탕이라는 특효약 재료가 되지 않을런가
그런데 어쩌랴
땅속에 숨어 있는 뱀돌까지 몰래 파내어 거래하고
뱀신 모신 흔적 찾아 관광 상품화하고
기가 막힌 현실이로다.
제주도의 뱀 신앙은 크게 3종의 유형으로 살펴 볼 수 있다
1. 길흉화복이나 장수 등을 기리는 우리나라 토속신앙 칠성신앙이 제주도에서는 뱀과 연계되어 칠성굿 속에 융화되었고 마을의 칠성제나 각종 굿을 통해 자연스럽게 뱀이 숭배 대상으로 되었다. 제주시 중심지엔 칠성통도 있다.
2. 표선면 토산리에서는 집안에서 뱀(구렁이)을 신성시하여 지극정성으로 모시며 특히 여성은 뱀의 화신으로 생각하였고 처녀가 시집 갈 때 같이 모셔 가는 정도로 한 몸으로 숭상하였다.
3. 뱀에게 복종하다가 이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생긴 전설 속에 녹아 있는데 새로 부임한 판관이 김녕사굴에 사는 뱀을 처단 한다거나 안덕면에서의 뱀 퇴출 굿 의식 등에서 발견할 수 있다.
<뱀 모형 돌 사진은 용암이 흐르다가 가늘게 굳으면서 땅속에 묻힌 돌로 제주돌문화공원 실내 전시실에 전시된 작품이며 맨 아래 사진은 관광시설인 "신들의 고향"에서 표현해 놓은 뱀신 돌조각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