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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시-야생화

벼가 본 논둑외풀

 

 

 

 

벼가 본 논둑외풀

 

                                 유유

 

 

논의 주인공인 벼는 세 계절을 살면서

보고 듣는 것이 많은데

그중에서 논둑외풀이 가장 인상적이라고 한다

 

 

 

 

 

 

 

 

비옥한 곳에서 살다 보면

어중이떠중이 함부로 들어와 같이 살겠다고 하고

조금이라도 양분을 뜯어 먹으려 하는데

그는 제 분수를 지키며

아무리 어려워도 논 안으로는 침범하지 않는다

 

 

 

 

 

 

 

 

흔히 작고 약하면 동정심을 유발해 얻어먹으려는

거지 근성이 있다고 하건만

그는 아주 조금만 먹으며 남의 것은 넘보지 않는

대단한 자제력을 보여준다

 

 

 

 

 

 

 

 

세상에 태어나 살면서

누구나 잘나 보이고 싶고 과시도 해보려 하건만

그도 이목구비 다 갖추었으면서도

당당하게 나서 보라고 하면 씽긋 웃고 만다

 

 

 

 

 

 

 

 

그는 깔끔한 일생을 살다 간다

모든 식물이 서로 크겠다고 경쟁하는 여름철에

논두렁 주변 살짝 나타났다가

찬 바람 불 때 소리 없이 꽃을 피우더니만

벼 이삭 고개 숙여 찾아보니

흔적 없이 사라져 버렸더라.

 

 

 

 

 

 

 

 

논둑외풀; 중부 이남의 논둑이나 물가 등 습지에서 자라는 한해살이풀로 고추풀이라고도 한다. 줄기는 곧추서며 높이 820cm 정도로 밑에서부터 가지를 치며 자란다. 잎은 마주나고 긴 모양으로 끝이 뾰족하며 가장자리에 톱니가 있다. 꽃은 89월에 피며 겉은 엷은 홍자색으로 안쪽에 노랑 무늬가 있는데 잎겨드랑이에 1개씩 달린다. 꽃말은 전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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