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문학/시-야생화

와송의 슬픔





와송의 슬픔/유유

 

허물어져 가는 기와지붕 위 용마루에 올라앉아

잡초로 뒤덮인 정원을 바라다보는

기와지기 된 존재의 슬픔이란

 

패망한 왕조의 흔적을 보며

지난날의 잘못에 눈물 흘려 보아야

덧없는 인간의 흥망성쇠를 어쩌지 못할 것이다

 

권력의 영화와 끝없는 욕망의 굴레 속에 살았던 때

말라버린 향수 냄새 아직도 있을까마는

미어지는 가슴

 

어찌하여 이 세상 태어나

애욕에 들끓는 인간이 되었었는지

억년 비정의 바위가 되지 못한 바위솔은 슬프다.









'문학 > 시-야생화'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한란의 역설  (0) 2019.11.08
맨드라미 꽃밭에서  (0) 2019.11.07
향기 잃어버린 산박하  (0) 2019.10.26
서리를 기다리는 꽃이라니!  (0) 2019.10.23
제주도 야생화 시집을 펴내며  (0) 2019.03.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