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송의 슬픔/유유
허물어져 가는 기와지붕 위 용마루에 올라앉아
잡초로 뒤덮인 정원을 바라다보는
기와지기 된 존재의 슬픔이란
패망한 왕조의 흔적을 보며
지난날의 잘못에 눈물 흘려 보아야
덧없는 인간의 흥망성쇠를 어쩌지 못할 것이다
권력의 영화와 끝없는 욕망의 굴레 속에 살았던 때
말라버린 향수 냄새 아직도 있을까마는
미어지는 가슴
어찌하여 이 세상 태어나
애욕에 들끓는 인간이 되었었는지
억년 비정의 바위가 되지 못한 바위솔은 슬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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