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을 상기시키는 나도공단풀/유유
일자상서
편지인가 노래인가 아니면 슬픈 영화였던가
눈물 흘리게 하는 그런 게 있었다
고향 떠나 구로공단에서 막일했던 공순이의 한
지독하게도 가난했기에 못 배웠고
무식한 촌녀가 할 수 있는 것은 서러운 공단의 단순 노동
굶주린 배 움켜쥐고 동생이라도 가르쳐야 한다며
피땀 묻혀 보낸 학비가 이 나라 만들었다
명절 때 한 번이라도 고향을 방문해
부모님께 절 올리고 친척 친구 만나봤으면 원이 없다던
어린 소녀의 생활엔 잠을 잘 밤조차 짧았었는데
그런 사실을 누가 기억해줄까
구로공단에서 살았던 공단풀만은 영원히 알 것이라 하니
나도공단풀도 손을 들어 본다
비록 먼 농촌에 살아 그 공업단지를 모른다 할지라도
아픈 과거가 있었음을 상상할 수 있겠노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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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공단풀; 귀화식물인 공단풀이 구로공단에서 발견되어 그 이름이 붙었는데 이와 비슷한 식물이 80년대 제주도에서 다시 발견되어 나도공단풀이란 이름이 붙여졌다고 한다. 공단풀과 비교해 잎자루는 짧고 꽃자루는 긴 편인데 8~10월에 피는 꽃도 중앙의 무늬와 색이 선명한 점에서 차이가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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