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문학/시-야생화

박제 되는 수정난풀

 

 

 

 

 

 

박제 되는 수정난풀/유유

 

안녕하세요

인사를 해보지만 아무도 받아주지 않는 숲속

너무 고개를 숙이다 보니

개미가 이상스럽다며 올려다본다

 

민망스러워

무엇인가 딴 짓해야 하건만

멋지고 우아한 자세

하이얀 새 옷 상할까 두려워

알아주는 존재 있을 때까지 마냥 서 있게 된다

 

그런데 없다

오랫동안 하염없이 인사를 하고 있음에도

답례 소리 못 들음에

조바심 엄습

결국 머리를 들어보게 되었는데

갑자기 몸이 까매지면서 미이라로 변해버린다

 

수정난풀의 삶이란 그렇게도 공허한 것

박제로라도 남아 있어야 하나보다.

 

..................................................................................

수정난풀; 숲속 그늘진 곳에서 자라는 부생식물로 수정처럼 투명한 느낌을 준다고 하여 이름이 붙었는데 봄에 피는 나도수정초의 꽃술이 푸른빛인 데 반해 가을의 수정난풀은 황갈색을 보이는 점에서 차이가 난다. 땅에서 올라올 때부터 고개를 숙이고 있고 일정 시기가 되면 고개를 들자마자 몸이 검게 변하면서 씨방을 맺은 채 다음 해까지 박제로 남아 있다. 꽃말은 "숲속의 요정"

 

 

 

 

 

 

 

 

 

 

 

 

 

 

 

 

 

 

 

 

 

 

 

'문학 > 시-야생화'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알 수 없는 활나물  (0) 2018.09.14
난쟁이 한라천마  (0) 2018.09.13
고운 만남 잔디갈고리  (0) 2018.09.11
가난을 상기시키는 나도공단풀  (0) 2018.09.10
추억을 기록한 논둑외풀  (0) 2018.09.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