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문학/시-야생화

피뿌리풀의 절규





피뿌리풀의 절규/유유


아니다

아니란 말이다

제주도민의 한 맺힌 피가 아니다

4.3사건의 훨씬 이전부터 꽃은 피고 지었다

말 만들기 좋아하는 사람들아 제발 억지 부리지 말아라


몽골 초원에 가 보면 지천으로 깔려 있는 것이 바로 이 풀이다

말도 양도 잘 쳐다봐주지 않는 허접쓰레기 풀일 뿐이다

그런데 제주에서 꽃 피면 핏발 선 눈이 무섭다

보이는 듯하면 금세 사라져버린다

손목이나 부러져버려라

더러운 인간아


고향인 몽골의 들판이 그리워 닮아 보이는 오름의 능선에서 산다

아무런 해를 끼치지 않을 것이니 제주도에서 그냥 좀 살게 해줘라.


...........................................................................................................................

피뿌리풀; 제주도와 북한 및 몽골의 들판에서 자라는 여러해살이풀이다. 몽골 언어로 달랑투루(70개의 머리)라고 불리는데 고려 시대 제주도의 몽고 지배 당시 말먹이와 같이 들어 왔다고 하거나 말의 배설물에서 씨가 배출 또는 말의 치료제용으로 갖고 왔다고 하는 등 여러 설이 있다. 꽃 빛이 특이하고 희귀한 특성으로 도채 되어 멸종 위기에 처해 있다. 한방에서는 서향낭독이라는 약명으로 피부병 등에 썼다고 한다. 꽃말은 "슬픈 정열"



















올해는 애석하게도 피뿌리풀을 못 보았답니다.

누군가가 꽃대를 잘라 놓았다는 말을 듣고 갈 생각도 안했습니다.

사진은 지난 10년 동안 모아 놓은 것입니다.



'문학 > 시-야생화' 카테고리의 다른 글

생명의 교훈 멀구슬나무  (0) 2018.05.24
초록 비녀 옥잠난초  (0) 2018.05.23
매달려 사는 차걸이란  (0) 2018.05.21
국화잎아욱의 영역 확장  (0) 2018.05.20
양지가 좋은 흰그늘용담  (0) 2018.05.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