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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시-야생화

난초가 되고 싶은 소엽맥문동




난초가 되고 싶은 소엽맥문동/유유


愛蘭

결코 유리상자 속의 기생이 되고 싶진 않지만

어느 땐 정말 사랑받고 싶어라

붓끝으로 혼을 불어넣는 그런 이파리 되어

선비 곁에 있고 싶어라


麥門冬

우아한 난초 잎을 보아달라 했건만

뿌리만 갖고 이러쿵저러쿵 잘게 잘게 분석하니

겨울을 이겨낸 군자의 기상이

실용성에 죽는구나


脫俗草

잠깐이라도 인간의 희로애락을 그리워하다니

참으로 어리석도다

산골짜기 바위에 올라앉아 그리도 수행을 하였건만

깨달음의 끝은 어디란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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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엽맥문동; 한라산 등 남부지방의 산지 계곡에서 자라는 여러해살이풀이다. 보통의 맥문동에 비교해 잎은 작고 가늘며 열매는 맥문아재비와 같은 푸른색으로 달리 구분되지만, 덩이뿌리 약효는 같이 취급된다. 잎의 곡선이 우아해 화분에 재배하면서 애란이라는 이름을 붙여 놓았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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