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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시-야생화

겨울 기다리는 맥문아재비





겨울 기다리는 맥문아재비/유유


사람만이 존재를 과시하고 싶을까

동물은 물론이거니와

움직이지 못하는 식물들의 인정받고 싶은 욕구

애절함을 보았는가


멋진 특기와 강한 무기를 갖고 있음에도

빌어먹을 때와 장소가 안 맞아

천덕꾸러기 취급받을 때의 허탈감이란

가을 하늘 뜬구름처럼 부서지도다


하여 맥문아재비는 겨울을 기다린다

삭막한 산기슭 앙상한 나무 밑에서

우아하고 풍성하며 가늘고 푸른 이파리의 곡선

볼품없던 꽃이 변신한 코발트 빛 광채의 보석

그땐 아재비 소리 집어치워라


그래서 그런지 곧 겨울이 올 모양이다.



맥문아재비; 남부지방 저지대나 산기슭에 자라는 여러해살이풀이다. 이파리가 맥문동을 닮아서 아재비란 이름이 붙었다고 하나 보라색의 맥문동 꽃과 달리 8~9월에 하얀 꽃을 피우고 열매도 검은색이 아니라 코발트 색깔이어서 겨울철 눈이 내렸을 때 진가를 발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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