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지닥나무의 샤워기 꽃/유유
무엇을 드릴까요
시원한 물보다는 종이를 쏟아 주고 싶어요
종이를 좋아하나요
옛날엔 종이가 무척이나 귀했지만 요즘엔 너무 흔하지요
종이 구기듯 하는 말도 생겼으니 무시하는 편이지요
책도 읽지 않고 글씨도 쓰지 않으니 말이네요
그래도 인간에겐 특별한 종이가 최고지요
동전보다는 종이돈이 훨씬 더 가치가 있기 때문이겠지요
돈 싫어하는 사람 없을 것이고 수표도 좋아하지요
그럴 때만 종이가 대우를 받아요
화장실에서 휴지 없는 경우란 생각하기도 싫을 것이네요
종이 만드는 삼지닥나무에 봄이 왔나 보아요
잎도 나오기 전에 꽃을 피우는 건 행복을 뿌려주기 위해서지요
당신께 부를 드린다는 꽃말을 이행하기 위해서라네요
기왕 드리는 것 일찍 드리면 더 좋을 것이고요
부를 받으려면 당장 샤워기 밑으로 오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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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지닥나무; 세 갈래로 가지가 갈라지는 닥나무로 관음사 등산로 입구 등 한라산 낮은 곳에서 자란다. 지폐, 증권, 지도, 사전 등을 만드는 종이 원료로 사용된다고 한다. 꽃은 2~4월에 샤워기 모양으로 아래로 쳐진 노란 꽃을 피우나 관상용으로 재배되는 것은 붉은색도 있다. 한방에서는 꽃봉오리를 몽화, 뿌리를 몽화근이라는 이름으로 시신경이나 조루 등에 처방한다고 한다. 꽃말은 "당신께 부를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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