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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기행문

군위 한밤마을 돌담길



돌담이 아름답기로 유명해 "내륙의 제주도"로도 불리는 한밤마을은 경북 군위군 부계면 대율리 팔공산 자락에 있다.

한밤마을은 신라시대인 950년경 홍관이라는 선비가 이 마을로 이주하면서 부림  홍씨 일족을 중심으로 번창하였다 하며,

고려때까지는 일야 혹은 대야로 불리었으나, 1390년 문과에 오른 홍로라는 선비에 의해 대율로 개칭되었다고 한다.

팔공산의 북쪽자락에 위치해 있어 사방으로 경치가 대단히 수려하며 마을 전체의 집들이 한양을 향해 북향으로 배치되어 있는 점이 특징적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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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의 돌담은 오래되지 않은 것인데 지난 1930년 대홍수가 나서 팔공산에 있는 돌들이 마을로 떠내려 와 이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집 주변에 쌓을 수 밖에 없게 되었고 이것이 현대의 명물이 되었다고 한다.

동네 담장은 토담이 기초가 되었다가 약 1,600m의 돌담이 현존하고 있는데 상당수는 허물어져가고 있고 바닥은 시멘트로 포장되어 흙길이 주는 옛맛을 희석시키고 있는 아쉬움이 남아 있다.   


 


한밤마을은 950년경 형성되어 한 때 많은 주민들이 살고 있었다고 하나 현재는 229세대 590명이 거주하는 것으로 되어 있는데 폐가로 보이는 집들이 눈에 뜨이는 것으로 보아 민속문화지역으로 지정되고 국가 및 도와 군에서 다각적인 지원 방안이 검토되자 주민등록만 유지하고 실제 거주하지 않은 사람들도 상당수 있는 것 같았다.   

이곳에는 대율리석불입상 (보물 제988호) 등 문화재가 3건 있다고 한다.




마을의 주택은 대부분 전통 한옥 구조로 되어 있지만 그 대부분이 초가지붕이었기 때문에 변형이 될 수 밖에 없었고 1970년대에 슬레이트지붕으로 개량하긴 하였다가 최근에는 기와 아닌 기와 형태의 플라스틱 지붕으로 바뀌어 있다.

유형문화재 제262호 ‘군위 대율리 대청’ 등의 지정문화재를 위시한 일부 가옥들은 전통 마을로서의 가치를 지니고 있지만 상당수의 구옥은 허물어지거나 폐가가 되어 다소는 안스러운 모습을 보여 주고 있다.




마을의 담장은 대부분 막돌허튼층쌓기로 하여 하부가 넓고 상부가 다소 좁은 형태인데 넓은 곳은 1m 이상인 경우도 있다.

 전체적으로 이 지역에서 채집된 강돌로 자연스럽게 축조된 돌담은 전통가옥들과 잘 조화를 이루고 있고 곡선형의 매우 예스러운 골목길의 정취를 자아내고 있으며 보존 또한 잘 된 편이나 바닥이 허연 시멘트로 덮여 있어 흙길을 기대한 탐방객들에게 다소는 실망감을 주고 있다. 


 


동네 이름은 대율 그리고 큰 밤을 말하는 한밤마을인데 밤나무는 안 보이고 큰 산수유나무가 많았다.

한겨울에 아직까지 싱싱한 붉은 열매가 그대로 달려 있는데 노란 산수유 꽃이 피는 계절에 오면 매우 운치가 있을 것 같앗다.


  


산수유는 건강 식품이며 웰빙 약초로 정평이 나있고 한 때는 남자에게 무엇 무엇이 좋다며 광고로 유명한 적도 있는데 이 아까운 열매를 왜 그대로 두었는가 의심이 나기도 했지만 요즘 농촌은 일손이 없기 때문에 돈이 되는 것도 방치하는 것은 예사라고 한다.


 


산수유 열매는 씨를 빼야 상품이 되는데 여자들이 열매를 입으로 물어 중간에 있는 커다란 열매를 뽑아 내는 방식으로 과육을 생산해 내다가 입으로 양기가 올라 문제가 생기자 작업을 그만 두게 했다는 우스겠 이야기도 전해진다. 




산수유나무가 있는 돌담길의 정경이 무척이나 서정적이다.




돌담 위에 기왓장을 덮은 모습은 옛날 방식이다.

담쟁이 덩굴이 고풍스런 정취를 자아내게 한다.

앙상한 겨울이 아니라 단풍이 드는 가을철이라면 더욱 운치가 있을 것으로 생각되었다ㅏ.




이것은 산수유나무가 아닌 감나무다.


 


동네 안길엔 감나무도 많이 있었다.




기와 지붕이 보이고 감나무가 서있는 돌담길의 그림이 좋아 보인다.




옛날 기와지붕, 스레이트, 함석, 그리고 기와처럼 보이게 만든 플라스틱 지붕까지 복합적으로 되어 있다.




몇몇 고택은 잘 보존하려 노력하는데도 많이 허물어져 가고 있는 것은 세월의 힘으로 어쩔수 없을 것이다.




대나무가 있는 돌담길도 있었다.




감나무와 늘 모델로 등장하는 까치집




돌담길 가다보면 중간 중간 공터가 나오는데 아마 예전에는 집이 있었으나 다 허물어져 흔적을 지운 것으로 보인다.


 

 

감나무 옆에 감의 사촌이 있는 것 같았다.




바로 고욤나무다.

고욤나무는 요즘엔 매우 보기 힘든 존재인데 이곳엔 아직도 싱싱한 열매를 달고 꿋꿋하게 서있었다.




돌담이 조금은 허물어진 윗동네 밑으로 아래동네를 보면서 한밤마을을 떠난다.




그리고 가까운 곳에 있는 제2석굴암으로 가본다.




제2석굴암의 정확한 명칭은 삼존석굴이며 한밤마을과 같은 면 소재지 남산동에 있다.




석굴의 훼손이 우려된다면서 입구를 막아 놓아서 가깝게 접근할 수는 없고 석굴 앞에 마련된 불단에 참배하라고 표기되어 있었다.




멀리서 사진 찍는 것으로 만족해야 했다.




마음만을 씻고 갈 수 있다면 그것도 부처님의 덕이요 은혜를 입은 것이리라.





석굴암 앞쪽에 비로자나불이 모셔져 있다.

아직 검증이 안된 것인지 아니면 중요하다는 인식이 그리 오래되지 않았는지 법당 안으로 모시지 못하고 노천에 그냥 두고 있다.





제2석굴암도 국보로 지정되어 있다는 안내판이 보인다.




사찰 입구에는 멋진 소나무 숲이 있고 그 밖으로는 관광객을 대상으로 한 음식점들이 있다.

그곳에는 현장에서 두부를 제조하는 어느 식당이 있어서 순두부 한 그릇 먹고 군위를 떠나 대구를 향해 팔공산 한티고개를 넘어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