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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동/오름

[스크랩] 금악오름 둘레길

금악오름 둘레길 이야기

 

제주도 서쪽지역에서는 어느 곳에서나 큰 안테나가 있는 오름을 볼 수 있다. 오름 입구의 큰 입석에는 "검은오름"이라 표기되어

있는 오름이다. 그렇지만 이 오름도 세계자연유산인 검은오름에 이름을 양보하고 다른 이름을 쓴다. 검은오름, 거믄이오름,

가믄오름 등 검다는 명칭을 버리고 동네 이름을 따서 금악오름 또는 줄여서 금오름이라 부른다

 

 

이 금악오름에 마을 청년회에서 둘레길을 조성하였다. 아마 인근의 저지오름 둘레길에 자극받아 만든 것 같기도 하지만 이 길이

금악동네에 무언지 모르지만 도움이 될 듯 하다. 금악에 유명한 순대국밥집에 손님이 더 많아졌는지 아니면 자꾸만 늘어 가는

돼지고기 오겹삽집에 관광객을 조달하는 계기가 될 지도 모를 일이다

금악오름 둘레길은 2009년 공사했다고 되어 있지만 금년에 개장을 했다고 한다. 그만큼 시일이 많이 걸렸는지 또는 뒤늦게 홍보를

한 것인지도 모른다. 둘레길 초입에 희망의 숲길 이라는 안내판이 설치되어 있다. 옆동네에 이시돌목장이 있어 천주교에서 많이

사용하는 희망이라는 단어를 인용한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면서 둘레길 감상을 시작하게 된다.

 

 

금악오름 둘레길에는 야자수 매트를 깔아 놓았다. 폐타이어를 잘라 만든 고무매트에 비해 친 환경적이라면서 제주시에서 적극

추진하는 산책로 바닥 조성용이 되어 있다. 용눈이오름을 시작으로 몇 몇 오름에는 이러한 야자수 매트가 놓여져 있다.

보기에도 좋고 감촉도 좋은 편인데 내구성이 없어 4 - 5년 후 교체해야 하는데 그럴 것 같지가 않아 걱정스럽다. 이것이 헤지면

주변이 매우 더러워질 것으로 상상된다.

 

 

둘레길 주변에는 꽃 같아 보이지 않는 꽃인 오이풀꽃이 많이 피어있었다. 육지에서는 매우 귀한 대접을 받고 있지만 제주도의

가을철 오름 풀밭에서는 흔히 볼 수 있다. 금악오름 정상까지는 도로가 개설되어 있다. 통신 시설을 설치 관리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닦아 놓은 길이 있어 관광객들이 차로 올라 분화구를 감상하거나 교육시키는 장소로 활용되는데 자동차로 오름을 오르는

이들은 금악오름에 무수히 피어 있는 야생화를 전혀 볼 수 없을 것 같아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 이 오름 정상 풀밭에는 오이풀은

물론 쥐손이풀꽃, 층층잔대, 이질풀, 꿩의 비름, 닭의 장풀, 짚신나물과 금불초, 쑥부쟁이, 구절초 같은 들국화가 가득 피어 있다.

 

 

 

둘레길은 한 바퀴를 돌아 콘크리트 도로와 만난다. 생각같아서는 둘레길이 2바퀴쯤 돌고돌아 정상에서 끝나도록 했으면 하는

느낌이 있었지만 어쩔 수 없이 포장도로를 따라 정상에 올라 주변 경관을 관람하게 되었다.정상 분화구엔 약간의 물만 남아

있었지만 그런대로 쾐찮은 운치를 보여 주었다. 한 등산객이 아쉬운 장면이라고 애석해 하면서 차일을 기약한다는 뜻으로

기념 사진을 남겼다. 다음에 올 땐 물이 가득차 있기를 기원해 준다.

 

 

정상에서 내려다 보니까 뱅듸물이 있는 금악동네에 빛내림이 있었다. 비록 약하기는 했지만 추석날 이 동네에 축복을 주는 것

같았다. 가야금 타는 여인의 모습이 나타났다 하여 금물리라 였는지 모르지만 어쨌던 이 오름 때문에 금악이라는 이름이 붙었

기에 금악동네와 이 오름간의 유대관계는 밀접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금악오름에서는 동서남북 사방을 훤히 내려다 볼 수 있다. 날끼가 좋으면 50여개의 오름이 보인다고 한다. 제주도 1/3 이상을

조망할 수 있는 지형적 특성을 지니고 있다. 어느 한 등산객은 이 곳 저 곳 오름을 설명하면서 동서를 가로지르는 전선줄과 철탑이

매우 눈에 거슬린다고 지적했다.  맞기는 맞지만 전선의 연결은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이를 다 지중하한다는 것은 아직 꿈같은

일이다. 이런 모습을 보면 대한민국이 무척 잘 살게 되었다라는 점을 인정할 수 밖에 없다. 과거에는 전기불을 들여 오기 위해

갖은 수단을 다 쓰고 비스듬이 누워있는 전봇대가 전혀 밉지 않았는데 이젠 첱탑도 싫어해야 하는 추세가 되어 버렸다.

이러다가 우리나라가 아프리카 국가들 처럼 갑자기 못  살게 되면 어떨까 생각해 봄직도 하다. (2011.9.12 추석날 산책길)

출처 : 유유의 습작노트
글쓴이 : 봉명산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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