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영 문학/시-야생화 2022. 5. 21. 각시족도리풀 순진한 각시족도리풀 유유 본래는 가련함의 표징 함부로 고개를 들지 못하도록 여인들의 머리를 누르며 정숙을 강요했던 족두리 바르르 떨리는 떨잠의 고상함과 멋도 달려 있었고 시집가는 새색시의 수줍음도 숨겨져 있었지만 여자의 과시욕이 그만 물의를 야기하고 말았다네 어느 순간 지위와 부귀를 뽐내는 상징물이 되더니만 허영이 지나쳐 왕관 흉내까지 내다가 매서운 채찍을 맞고 산속에 버려지게 된 운명이여 그런저런 사정을 알 리가 없는 각시족도리풀은 숲속에서 밝고 순박한 웃음 지으며 요즘은 고개 숙이면서 사는 세상이 아니라고 한다. 족도리풀; 쥐방울과 소속답게 쥐방울만 한 통꽃이 달리는 산속의 약초이다. 크고 넓은 잎을 들춰야 족두리 닮은 보라색 꽃을 찾을 수 있는데 대부분 꽃이 벌과 나비를 매개체로 하는 데 반해 족도.. 문학/시-야생화 2022. 4. 12. 장미 흉내 장미 흉내 장미가 꽃의 여왕이라고 해주었더니만 너도 장미 나도 장미 그러면 모두 다 똑같은 장미냐고 한 소리 하니 백장미 흑장미 홍장미 김장미 이장미 박장미 떨어져 시들면 더 허무할 뿐인데 잠시 잠깐의 허영 그렇게도 잘나 보이고 싶을까 인간만 그런 줄 알았더니만 진짜 꽃에게도 있다는데 땅바닥의 겹동백이 눈물을 퍼 담고 있다. 겹동백; 동백의 개량종으로 꽃잎이 여러 겹으로 꽉 들어차 있고 장미처럼 보이며 토종 동백보다 꽃송이도 크다, 색깔도 다양하며 꽃 피는 시기도 2~5월까지 조절할 수 있다고 한다. 제주도에서는 여기저기 재배하는 곳이 늘어가고 있는데 봄 동백의 대표가 되어가는 듯 하다.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