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시조-삶
2021. 12. 15.
불러봐도
불러봐도 유유 누구를 부르는가 어디다 부르는가 들어 줄 대상 없는 공허한 메아리다 누구의 발성 연습이 이보다도 더할까나 아무리 불러봐도 듣는 자 없다는데 이제는 입을 닫고 쉬기도 하련마는 미련이 미련인지라 돌아서지 못하도다 초혼 - 김소월 - 산산이 부서진 이름이여! 허공 중에 헤어진 이름이여! 불러도 주인 없는 이름이여! 부르다가 내가 죽을 이름이여! 심중에 남아 있는 말 한 마디는 끝끝내 마저 하지 못하였구나. 사랑하던 그 사람이여! 사랑하던 그 사람이여! 붉은 해는 서산마루에 걸리었다. 사슴의 무리도 슬피 운다. 떨어져 나가 앉은 산위에서 나는 그대의 이름을 부르노라. 설움에 겹도록 부르노라. 설움에 겹도록 부르노라. 부르는 소리는 비껴가지만 하늘과 땅 사이가 너무 넓구나. 선 채로 이 자리에 돌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