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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시-자연

[스크랩] 해수욕장에서 마스크 쓴다면

 

 

 

해수욕장에서 마스크 쓴다면

 

                                            유유

 

해수욕장 햇볕은

피부관리사 손길처럼 부드러워

어린아이 살갗조차도 손상시키지 않아

옷을 벗어도 된단다

 

햇볕 알레르기 어쩌고 하며

새벽 어둠 산책길에서도 복면 쓰고 

마주치는 사람에게 겁주던 

아주머니도 옷을 벗는다

 

검버섯 주의하라며

외출 요령 설명하는 피부과 의사도

가족과 해수욕장 가면

말없이 옷을 벗는다

 

야외에서 봉사활동 한 시간

어쩔 수 없이 맨 얼굴 노출했다가

한 달간 피부 영양제 투여한

아가씨도 기꺼이 옷을 벗는다

 

해수욕장에서

옷을 벗고 마스크를 쓴다면

그냥 미쳤다고 할까

아니면 불쌍하다고 할까?

 

 

 

 

 

출처 : 유유의 습작노트
글쓴이 : 봉명산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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