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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시-자연

[스크랩] 새들 집합시키는 낙상홍

 

 

 

새들 집합시키는 낙상홍

 

아가들아 다 모여라

참새 박새 콩새 쑥새 딱새 되새

돌아다녀 봤자 먹을 것 별로 없단다

눈 위 밥상에 진수성찬 차렸으니 모두 와서 먹어라

 

이 계절엔 버찌 오디 없다

홍여새 방울새 쇠박새 동박새 산까치

너희들이 누리장 윤노리 팥배 다 먹어 치웠다

길고 긴 엄동설한에 먹을 것은 이 낙상홍 열매뿐이란다

 

이젠 골라 먹을 주제 아니다

직박구리 산비둘기 일화부리 찌르레기

좀작살나무의 보랏빛 열매 같은 꿈은 깨야 한다

느릅나무나 오리나무의 딱딱한 열매보다는 훨씬 부드럽단다

 

많이 몰려와도 먹이는 충분하다

개똥지빠귀 오색딱따구리 긴발톱할미새

딱딱하고 상해가는 감이나 모과 쪼며 허송 말아라

서리 내리면 모든 잎 다 떨구고 의젓하게 서 있어 찾기 쉽노라

 

 

 

출처 : 유유의 습작노트
글쓴이 : 봉명산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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