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 속의 신비, 버어먼초
어느 스님이 고행을 하다가
숲 속에 꽂아 놓은 지팡이인가
어두컴컴한 이 사바세계에서
보이지 않는 피안의 별을 그려보며
빛이란 하얀 색일 것이고
별이란 각이 진 노란 모양으로 추측
공력을 기울여 본다
불심이 있으면 어떻고
불성이 없으면 또 어쩌랴
별처럼 반짝이는 생명의 윤회
그런 별조차 볼 수 없는
어두운 숲 속에서 태어났지만
방황하는 미망의 중생들에게 작은 빛 밝혀주며
깨달음의 길 인도하려는 듯
조용히 서 있다.
버어먼초; 제주도의 삼나무 숲 속 부엽토에서 양분을 얻어 여름철에 피어나는 부생식물이다. 사진작가가 발견한 식물에 대해 당시 전문가라는 한 사람이 네덜란드 버먼이라는 식물학자의 이름을 따서 만들어진 학명을 그대로 사용하다 보니 순수 토종식물에 서양 이름이 붙게 되었다 한다. 석장(승려가 짚는 지팡이)이라는 이명이 있어 사진작가들은 명칭을 바꿔야 한다고 주장한다. 빛을 보지 못해 광합성이 불가하고 엽록소가 없으며 잎도 퇴화한 채 흰색의 줄기에 아주 작은 옅은 노란 색의 꽃을 피운다.
석장(錫杖); 스님이 길을 갈 때 짚는 지팡이로 머리 윗부분에는 보통 여섯 개의 고리가 달려 육환장(六鐶杖)이라고도 하는바 이 고리는 석장이 흔들릴 때마다 고리에서 소리가 나게 하여 스님이 길을 갈 때 이 소리를 듣고 기어 다니는 벌레들이 물러가도록 함으로써 살생을 막는다는 의미가 있다고 한다. 또한 길에서 독사·독충 따위를 쫓거나, 민가를 돌며 탁발(托鉢)을 할 때 소리를 내어 그 뜻을 전하기도 하고 산길을 가다가 노인을 만났을 때 부축하는 데도 사용하였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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