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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시-야생화

깊은 숲속의 말나리

 

 

깊은 숲속의 말나리

 

 

매미 우는 소리 자지러지게 들리다가 잠깐 멈추니 

한없는 적막 

지금 살아가고 있는 이곳은 과연 어디인가 

왜 여기 있어야 하는가 

오늘따라 바람조차 지나가지 않으니 더욱 심심한 시간 

 

 

 

 

높은 산 깊은 숲속

풀과 나무가 빼곡히 들어차 있는 푸르른 동화 나라

붉은 꽃이 피어

긴 속눈썹 바르르 떨어대니

심장의 박동 수만 늘어나는 것 같아라

 

 

 

 

장마도 끝나 가는데

언제나 그 자리에 그대로 서 있는 줄 알면서도

찾아오지 않는 노루나 원망하며

순진한 말나리는

오늘도 여전히 기다림의 철학만을 공부한다.

 

 

 

말나리; 비교적 높은 산지 숲에서 자라는 다년생 초본으로 반그늘 지고 토양이 비옥한 곳을 좋아한다. 키는 약 80정도이고 잎은 줄기 중간 부분에 4~9장의 원을 그리며 돌려나는 윤생 형태를 보이는 점이 일반 나리 종류와 다르다. 꽃은 7~8월에 주황색으로 피는데 나리꽃 중에서 가장 늦게 나타나는 편이며 하늘말나리와 달리 고개를 조금 숙인 편이다. 꽃말은 순진

 

 

숲에 그 흔한 벌 나비도 안 찾아 오니

작은 곤충이라도 반가운 입장

 

 

계곡으로 내려가 보아도 물이 없는 건천이라서 심심하기는 마찬가지

 

 

인간이 다니는 숲속 길가에 살짝 다가가 보니 재미있고 스릴이 있기는 한데

산길에선 손이 탈까봐 조금은 무서운 입장!

 

 

그래서 길가로 함부로 나가지 말고

숨어 살아야 하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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