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마귀베개의 색 변화/유유
베개에 인생의 흔적이 담겨 있을까
베갯잇에 묻은 사랑의 침이
정녕 세월 흐르면서 색깔을 바꾸어 간다는 말인가
어릴 땐 다 초록색
말 그대로 풋내나는 풋사랑에 취해
세상 물정 모르던 그 시절이 가장 좋았을 것
조금 커서 어린이는 노란색
무한한 꿈과 희망의 사랑에 정신 취해
언제까지나 이런 날이 영원히 계속되리라 기대
원숙한 빨간색 화장이 습관이 될 땐
사랑이란 최고의 행복이요
시간의 흐름을 잊고 살아가는 젊음의 순간들
그러다가 늙음의 갈색빛이 나타날 땐
생로병사가 무엇인가 뒤늦게 인식하게 되었고
사랑의 덧없음을 탄식할까나
결국 까만 윤기로 변신을 마칠 땐
그동안 살아오면서 사랑했다는 사실조차 잊어버린 채
해탈의 경지에 이르나 보다.
제주시 신시가지에서 살던 아파트를 처분하고 계룡시에 전세 아파트를 얻어서 이사를 마쳤답니다.
그러나 집사람만 계룡시에서 살게 되고
아직 할 일이 많이 남아 있어서 당분간 제주시내 오피스텔에서 혼자 거주하게 되었는데
제주에서의 사진과 문학 생활은 여전해야 한다네요!
(그동안 방을 비워 송구스러운데 여러 불친님들의 격려 말씀까지 많아서 더욱 감사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