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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디카시

중심 잡아라

 

 

중심 잡아라

 

 

바람이 거세게 불어오는 날이다

모질고도 험난한 세파에 시달린다고 해도

중심 잡으면 견뎌낸단다

 

그렇다고 몸무게 늘려 놓기 위해

미리 많이 먹어 놓으라는 말은 아니다.

 

 

 

 
 

천고마비의 계절은 가을이지만

풀은 봄철의 새순이 가장 맛있다고 하니 

겨우내 마른풀만 먹다가 봄이 와서 새풀을 먹으면 얼마나 맛있을까

그래서 말은 봄에 많이 먹어야 한답니다.  

 

 

 

 

말이 사는 목장은 바람이 특히 많이 부는 곳이랍니다. 

설마 말이 바람에 날아가지는 않겠지만

쓰러지기는 할 정도까지 되기에

넘어지지 않으려 중심 잡는 일이 많다 보니

몸무게도 늘릴 겸 미리 풀을 많이 많이 뜯어 먹어야 한답니다. 

 

 

<바람이 몹시 부는 날 제주마방목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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