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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시-야생화

누워버린 금강아지풀

 

 

누워버린 금강아지풀

 

                                                        유유

 

함부로 자존심 세우고 까칠하게 굴지 말라

타고난 금빛 때문에

웬만한 바람에는 흔들리지 않고 버텨왔지만

바위도 굴리는 태풍 앞에선

알아서 미리 바닥에 엎드려야 한단다

 

 

 

 

 

강자 앞에선 부드러움이 무기

평소엔 굳건한 의지와 강인한 선비정신이었지만

무지막지한 광풍이 몰아칠 땐

비단결 통로를 만들어

미끄러지면서 빠져나가도록 해야 할 것이리라

 

 

 

 

독하고 악한 놈은 언제나 일순간

마주쳐서 부서지고 깨지고 난 후엔 후회라 하니

튀지 않는 것이 최선이기에

시련의 찰나가 지나간 후의 맑은 하늘 그리며

잠시 누워버린 해변의 금강아지풀.

 

 

 

 

금강아지풀; 산기슭이나 들녘에서 자라는 한해살이풀이다. 개꼬리풀이나 구미초라고도 불리는 강아지풀과 비슷하나 강아지풀보다 조금 늦은 가을에 핀다. 꽃이 황금빛으로 빛나며 허리도 굽지 않고 키가 작고 곧게 서서 바람에 잘 흔들리지도 않는다. 금가락지풀이라는 이름도 있고 강한 편이다. 꽃말은 동심

 

 

 

<이제 비도 바람도 전혀 없네요. 태풍 힌남노가 무사히 제주를 지나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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