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내 깊은 성널수국/유유
한 장의 뒹구는 낙엽에도 깊은 속내가 담겨 있고
계곡에서 구르는 바위들의 이야기에도 사연이 숨겨져 있는데
숨어서 꽃 피우는 그 심정 오죽하랴
세월이 그 얼마나 흐르고 흘렀던가
무정한 바람은 옷깃 스친 인연을 그리도 강조하며 지나갔고
독한 물살은 언제 다시 보겠느냐며 그렇게 왔다 갔다
멀리서 웃음 주는 구름이 미우면서도 고맙기도 하고
노루 울음소리가 시끄러워 짜증 내다가도 안 들리면 궁금하고
그렇게 내공의 갈무리는 어렵고도 어려워라
한라산 성널수국의 속내는 깊고 깊은 심술보 수준
하얀 큰 꽃이 가짜인지 진짜인지 알 수 없게 이랬다저랬다
세 장이냐 네 장이냐 했더니 아주 버려 버리는 미련
깊은 숲의 계곡이라고 숨어 살기가 쉬울까
생물학자니 꽃쟁이니 생태조사원이니 숨바꼭질 선수가 많아져
웬만한 내공으로는 버티기 힘들어하도다.
성널수국; 한리산 기슭 높은 지역의 계곡 주변에서 자라는 낙엽 관목이다. 해발 1,200m가 넘는 성널오름(성판악)에서 발견된 수국의 한 종류라고 하여 성널수국이란 이름이 붙었다. 잎이 매우 작고 줄기는 낭창낭창 부드럽다. 꽃은 5~6월에 가지에 흰색으로 피는데 중앙에 피는 양성화가 있고 가에 피는 큰 헛꽃이 있는데 장식화로 보였다가 양성화가 되기도 한다. 헛꽃의 잎은 3장이기도 하고 4장이기도 하는데 해에 따라 없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수국 종류의 꽃말은 “진심, 변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