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문재 파악
유유
내가 문제가 있음을 안다는 것은
가을 하늘에 흰 구름으로 흐르다가 바다로 들어가
물고기가 된 후
물속에서 하늘을 바라보는 것
땅에서 헤엄치면서
하늘을 나는 것으로 착각하는 것
내가 문제가 있음을 안다는 것은
봄철 짧은 기간의 반찬이
일 년 내내 밥상의 나물 역할을 해야 한다는 욕망으로
변질하여 버린 것
가을엔 붉게 변해야 하는데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방황하는 것
더 큰 문제는 미처 파악하지 못한 채
약이었다가 독이 되어버린 것
진 땅도 마른 땅도 아닌 모래밭에서 버림받은 것
바다를 그리워하다가 바다 앞에서 죽어가야 하는 것.
너가 문제 인물이다!
나문재; 바닷가 모래땅에 서식하는 한해살이풀로 갯솔나물이라고도 한다. 줄기는 곧추서며 가지가 많이 갈라지고 높이 30~90cm이다. 잎은 선형으로 빽빽하게 어긋나며 다육질이고 단면은 반달 모양이다. 꽃은 8-10월에 피며, 줄기 윗부분의 잎겨드랑이에서 이삭꽃차례로 달린다. 나물로 유용한데 봄철 어린 순만 먹을 수 있고 크면 독이 생긴다. 나물로도 밥상에서 많이 남아서 “남은 채”가 나문재로 되었다는 말도 있다. 가을에 붉게 변하는 염생식물 중 하나이면서도 변하다가 만다. 꽃말은 “못 잊는 조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