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어리연의 단풍
유유
물 위에 단풍잎이 떠서 맴돌 때쯤 되면
가을은 떠나간다고 하던가
그 가을이
물감을 들고 산을 화려하게 색칠하러 가는 길에
어느 작은 연못 지나다가 고운 물감 한 방울 떨어뜨리니
산보다 먼저 연못이 붉어진다
작은 연못에 사는 좀어리연꽃은
동작도 빠르고
갑자기 떨어진 물감을 어떻게 사용하는가를 알고 있어서
예쁜 단풍잎을 즉석에서 만들어 낸다
가을의 알록달록한 연못이란
다양하게 치장한 먼 산의 반영이라고 한다거나
길 잃은 단풍잎의 유치장이라는 인식
좀어리연이 웃는다.
좀어리연꽃; 작은 연못에서 자라는 조름나물과의 여러해살이 수초로 애기어리연꽃이라고도 한다. 잎이 수면 위에 떠서 심장 모양 또는 달걀형으로 지름이 2~6cm 정도, 높이 1~10cm로 자라는데 일부는 가을에 단풍이 들어 연못을 붉게 물들인다. 어리연꽃보다 작은 꽃이 6~7월 흰색으로 핀다고 도감에 쓰여 있지만 제주도에서는 8월부터 11월까지 노란 꽃술 박힌 흰꽃을 볼 수 있다. 꽃말은 “청순한 사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