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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시-야생화

띠에 대한 향수

 

 

 

 

 

띠에 대한 향수

 

                             유유

 

 

모옥에 살면

시원한 바람 들어와 부채질 안 해도 되고

비 오는 날엔 샘으로 물 뜨러 안 가고

달 밝은 밤엔 등잔불도 필요 없었기에

마음이 얼마나 편했을까

 

 

 

 

 

 

 

 

 

 

어릴 때 뽑아 먹던 목동의 친구 삘기가

어느새 백발이 되니

정신없이 살았던 부귀영화가 뜬구름이더냐

아무리 귀거래사를 읊어 보아야

고향엔 이제 띠로 엮어 지은 집 없다

 

 

 

 

 

 

 

 

 

 

지난날 들녘의 풀밭은 도시가 되었고

한들한들 띠 대신 딱딱한 고층건물이 빼곡

바람도 떠나고 비는 오물 되었으며

달빛마저 울어 버리니

옛 띠를 찾아 헤매는 늙은 목동 서글프다.

 

 

 

 

 

 

 

 

 

 

; 전국의 산이나 들에서 자라는 벼과의 여러해살이식물로 보통 삘기, 삐비, 삥이, 삐 등으로 불렸다. 풀의 대표적 상징임에 따라 띠로 지붕을 엮어 만든 집을 모옥(矛屋) 또는 모사(矛舍)라고 하였으며 초가집의 초가(草家)도 띠집이었다가 볏짚으로 만들게 되었다. 도롱이나 삿갓을 만들 때도 썼다. 모옥은 청빈과 서민의 상징이 되어왔고 현직 은퇴나 숨어 산다는 의미를 내포하기도 하였다. 띠는 크기 전에 아이들의 간식으로 뽑아 먹었고 약효도 좋아서 해열, 지혈 등에 사용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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