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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시-자연

일본군 진지동굴

 

 

 

 

일본군 진지동굴

 

                            유유

 

 

별로 말이 없다

제주도 온몸 구석구석에

셀 수조차 없는 아픈 구멍을 뚫어 놓았는데도

그 앞에서 기념사진만 찍는다

 

 

 

 

 

 

 

 

 

자연을 조금만 훼손해도

눈에 불을 켜고 달려들던 사람들 다 어디 가고

천혜의 환경 파괴나 원상회복에 대한

아무런 말이 없다

 

 

 

 

 

 

 

 

 

일제 청산을 그렇게도 부르짖더니만

더는 말하지 말라며

나무판자나 시멘트 마스크로 입을 막은 채

위험 표지판만 세워 놓았다

 

 

 

 

 

 

 

 

 

 

굶주린 몸이 총부리에 끌려가서

채찍을 맞으며 곡괭이로 바위 판 제주 사람들

위안부나 4.3 희생자는 거론되어도

강제노역에 대한 말은 없다.

 

 

 

 

 

 

 

 

 

제주도 진지동굴; 일본 패망 전 제주도를 저항기지로 삼기 위해 섬 전체에 걸쳐 진지로 사용할 동굴을 팠으며 해안가 절벽엔 공격용 전쟁 무기를 숨기기 위해서 동굴을 구축했다. 송악산과 일출봉 등지의 동굴은 쉽게 식별이 가능하나 거의 모든 오름에 있는 진지동굴은 숨겨져 있는 것도 많다. 엄청난 숫자의 동굴에 대한 현황이나 배치도는 아직 없다고 하며 원상회복 문제도 전혀 거론되지 않으며 오히려 보존하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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