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얀 무꽃이 필 때면
유유
봄바람에 상처 입은 흰나비야
비틀비틀 날아서 품속으로 들어오렴
태양의 화살도 막아 줄 수 있고
찢어진 날개옷도 바꿔 줄 수 있나니
여기는 하얀 무꽃이 춤추는 곳
비바람에 뼈가 다친 호박벌아
좌충우돌 부닥치며 알아서 찾아오렴
깨끗한 천으로 병상 제공하고
꽃가루로 다리에 깁스해 줄 수 있나니
여기는 하얀 무꽃이 춤추는 밭
노루야 너만은 들어오지 마라
불청객 들어와 뛰놀다 돌아가는 날엔
힘들게 펼쳐놓은 하이얀 꽃밭
신구간 이사한 집 쓰레기장 될 터이니
하얀 무꽃 필 땐 제발 오지 마라.
구좌읍 송당에서 종달리 가는 길가
어느 무밭
일부러 밭에 파종한 것은 분명한데
수확시기를 놓친 월동무는 아니고
갯무도 물론 아니고
설마 농부가 장다리꽃 감상하기 위해 심어 놓은 것일까!
무의 품종도 알 수 없고 용도도 알 수 없는 상태에서
그냥 영상만 담아 왔다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