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꽃 갯국화/유유
지금 산에는 눈이 내리고 있겠지
그윽함을 자랑하던 산꽃들은
낙엽 속으로 숨어 들어가
참선을 시작했을 거야
들에는 새매만이 공중을 맴돌 거고
넓은 땅을 수놓았던 들꽃들도
앉았던 흔적 모두 지운 후
사라져버렸겠지
바닷가도 매서운 바람 불기 시작해
꽃들은 하나 둘 멀리 날아가고
바위를 움켜쥔 뿌리만이
추위에 떨고 있어라
그렇지만 남쪽 해안엔 사정이 다르지
작은 햇볕과 소금기만 갖고도
겨울에 꽃 피우는 것 있으니
바로 갯국화라네.
<엇그제 대정읍 상모리 해안도로변에서 폰카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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