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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시-야생화

고목에 신세 진 석곡

 

 

 

 

 

고목에 신세 진 석곡/유유

 

조금은 나무에 미안스럽기도 하고

조금은 자신이 한심스럽기도 하지만

어쩌랴

그렇게 살도록 태어난 것을

 

신세 안 지고 사는 존재 있는가

구름은 바람 신세 져야 흐르고

바위도 땅에 신세 지고 서 있는데

고목 의지해 사는 것이 무슨 허물이랴

 

인간은 조상에게 신세 지고 태어나

먹는 것 입는 것 등등

한 줌의 재로 돌아갈 때까지

온통 신세투성이로 살아가면서도

고마움을 잊고 있지 않은가

 

그래서 조용히 꽃 피워 본다

신세진 고목에게 향기라도 주고 싶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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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곡; 깊은 산 속의 바위나 고목에 붙어사는 착생란 중 하나이다. 줄기에 마디가 있고 5월에 은은한 향기가 풍기는 꽃을 피우는데 소박하면서도 독특한 품격을 보인다. 금생, 임란, 맥곡, 죽란, 석란, 장생란 등의 이름도 있는데 동국여지승람의 기록에는 제주도에 많이 자생한다고 되어 있으나 제주도에도 드물게 보이며 멸종위기 2종으로 지정되어 있다. 한방에서는 소염 등의 약재로 쓰였고 산사의 스님들은 차를 만들어 먹었다고 한다. 꽃말은 "고결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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