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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시-야생화

[스크랩] 게으름뱅이 봄 처녀 산자고

 

 

 

 

게으름뱅이 봄 처녀 산자고

 

늑장 부린 것치고는 화려하게 차려입지 못하고

그렇다고 추해 보이지는 않는 모습이지만

기다린 사람들에게는 크게 환영받지 못하리라

 

서두르기는 언제 적부터 깨어나 준비했는데

위아래 옷을 비교하며 입어 본 것이 수백 번

그리고 바탕색과 무늬 대비한 것도 수천 번

결국 노란 저고리와 흰 치마에 보랏빛 한 줄 

 

이른 봄 피어나는 꽃은 모두 봄 처녀라 하는데

혼자만 봄 처녀인 줄 알고 게으름피운데다가 

현란한 빛의 복수초, 솜털 보송보송 각선미 노루귀.

우아한 자태의 변산바람꽃, 모두 모두 특기 있지만

산자고는 긴 덩치 말고는 쓸만한 무기 하나 없다

 

더욱 웃긴 것은 봄 처녀란 꽃말 위해 수줍음 표시한다며

햇볕 있는 시간에만 꽃을 열고 다른 땐 닫는다고 한다

 

그래도 며느리 등창 고통 덜기 위해 시어머니 정성 들여

산자고 찾아내 뿌리 찧어 붙여 준 자애심의 상징이라

생긴 모습 수수함은 사치와 낭비에 대한 경각심으로 보고

각종 약재 사용함은 인간에 대한 실용적 봉사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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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자고; 중부지방 이남의 양지바른 들과 산에서 자란다. 물구, 물굿, 까치무릇이라고도 하며 한자로는 귀정경, 금정초,

녹제초, 모하고, 무의초 등 다양한 이름이 있다. 흰 바탕에 자주색 선이 있는 꽃이 특징이며 가지 끝에 하나씩 핀다.

비늘 줄기는 식용하며 뿌리는 뭉친 곳을 풀고 염증을 제거하는 해독 기능이 있다. 최근 식도암, 유선암 등 각종 암

치료의 약리작용이 있는 것으로 연구되고 있다.

 

 

출처 : 유유의 습작노트
글쓴이 : 봉명산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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