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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시-야생화

사연 담은 수염가래꽃




사연 담은 수염가래꽃/유유


장마철엔 물이 넘쳐 허우적대고

가뭄 드니 갈라진 땅에서 간신히 살아남다가

태풍 몰아칠 때 겪은 시련이란

꼼꼼히 적어 꽃 속에 고이 숨겨 놓았다


에헴~ 할 때 쓰던 아이들의 종이수염은

연극인의 분장함 속에서 잠들고

흙일의 고된 노동에 닳고 닳았던 가래는

이제 민속박물관에서 졸고 있다


근친상간은 기형아를 낳는다는 생물학

교육 충실히 받은 여러 꽃 중의 하나

스스로 시기 조절과 높이 조절 방법을 터득

변신의 재주가 다양하다


왜 반쪽이 되어야 하였던가

물가의 수염가래꽃은

이런저런 사연 많이 담고 수다에 열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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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염가래꽃; 늪이나 하천 그리고 논둑 등의 습지에서 자라는 여러해살이풀이다. 장마 시작 전 5월에서 9월까지 긴 기간 흰색 또는 붉은색의 꽃을 피우는데 수꽃과 암꽃이 시차를 두고 변신을 하는 과학적인 수정을 한다고 한다. 한방에서는 반변련이란 약명으로 빈혈 등에 처방했고 민간에서는 뱀이나 벌레 물렸을 때 짓찧어서 발랐다고 한다. 꽃말은 "겸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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