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잡한 마삭줄
산속 식물들
저마다 개성 갖고
일생을 지내듯이
마삭줄 또한
그렇게 산다고
주장한다
주변의 나무와 풀들이
메말라 삭아 갈 때
이곳저곳 줄기 뻗고
푸른 잎으로 장식하며
겨울의 생명인 양
보인다 하여도
자랑 아니라 한다
눈 속에서 위용을 뽐내는
진초록의 이파리는
봄날의 연노랑 새순에
자리를 내 줄 것이며
초여름 하얗게 피는 꽃이
수레바퀴나 바람개비 같은
깜찍한 모습에다가
정신을 빼앗는 향기 풍겨도
초가을 되면
젓가락같이 길죽한
꼬투리열매로 변한다
과일 익어가는 가을 되면
괜스레 흥이나
푸른 잎 몸을 꼬며
붉었다가 노랬다가
알록달록 변신도 해보지만
결국은 생긴 대로 산다며
눈 속에 갇혀도
윤기나는 푸른 빛 유지한 채
힘차게 덩굴 내 뻗는다
출처 : 유유의 습작노트
글쓴이 : 봉명산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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