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철나무의 쓴웃음
어느 곳에서나 눈에 띄고
사시사철 보이고 있는데
기억해 주는 사람 없다
아담하다고 하는 작은 키에다가
올망졸망한 이파리 풍성한데
눈여겨 보아주질 않는다
고고함을 인정받는 소나무처럼
사철 푸른 나무들은
겨울에 특별히 대우받는데
이 몸은 나무형태 볼품없어
사진작가도 곁에 오지 않는다
봄 여름 꽃을 피우고
가을 겨울 열매도 달고 있는데
늘 같은 모습으로 취급받는다
계절을 잃어버린 나무 아니고
장소 구분 못 하는 존재 아니며
독자 노선을 걷지도 않는다
어느 땐 대문 옆에 서 있거나
길모퉁이 앉아 기다리기도 하고
병정처럼 줄지어 울타리 역할 한다
사철나무는
시간이 멈추지 않음을 알려주면서
늙어가는 인간의 어리석음에 대해
씁쓸한 미소 보인다
출처 : 유유의 습작노트
글쓴이 : 봉명산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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