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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시-자연

[스크랩] 담팔수의 단풍 흉내내기 아픔

 

담팔수의 단풍 흉내 내기 아픔

 

가을이 오면 괴롭다

주변 나무들 붉게 물들어 가는 것이 무섭다

가을이 왔다고 단번에 옷을 갈아입는 모습이 이상해 보인다

일 년 내내 한 잎 두 잎씩만 빨갛게 색칠한 후 버리는 이 몸 성깔과는 전혀 맞지 않는다

 

계절을 모른다

철 따라 여덟까지 색을 내는 모습 아니다

봄에도 빨간 잎 하나 여름도 가을도 겨울도 빨간 잎 하나다

가을이 되어서 다른 나무 따라 붉게 물들었다고 시선 받기가 거북한 입장이단 말이다

 

상록수라 부른다

상록수에 단풍은 없다고 한다

그런데 이 몸은 단풍잎 꼭 하나 있으니 아프다

가을엔 단풍 흉내 내기 모습 이름대로라면 쓸개가 여덟 번 아파야 한다니 가슴까지 아프다 

 

 

 

출처 : 유유의 습작노트
글쓴이 : 봉명산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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