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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도나무 꽃 피던 곳




앵도나무 꽃 피던 곳


                         유유


우물가

들새들의 노래 소리 들렸는데

찜질방 휴게실

불가에선 왜 아수라장이라 했겠는가


버드나무 심어

말 타고 땀 흘리며 지나가는 

왕자를 기다리는 것은 동화일 뿐

우물은 이미 메말랐다


앵도나무도 이사를 했다

넓은 집 정원으로


그리곤 부질없이

집 안 아낙네들을 바라다본다

TV 앞에서 

침 흘리며 깔깔대 벌어진 입 보면서

세월이 무섭다고 한다


우물 있던 자리는

로터리 되어 

차들 몰려와 돌아가는데 

아스팔트 밑에 묻혀있는 

앵도 씨 하나

아직도 기다림이란 

화두 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