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시-자연
2024. 10. 10.
가을 오징어
오징어 먹기 살아 있는 것 무자비하게 칼로 썰어대면 꿈틀거리는 오징어회 죽은 듯싶으면팔팔 끓는 물에 풍덩 집어넣었다가 꺼내 씹으면 오징어 데침매운 고춧가루로 고문하면 오징어 무침그 정도로는 안 된다며 프라이팬에다가 마구 괴롭히면 오징어 볶음 오래 먹으려 냉동실에 꽝꽝 얼려 놓곤따뜻하게 해주겠다며 온갖 이물질과 합쳐 끓이면 오징어 탕국옷을 입혀주겠다며 숨통을 막으면 오징어전무서운 기름에 튀기면 오징어 튀김 무슨 예술을 하고 진미를 창조한다면서배에다가 이상한 물건 꽉꽉 채워 내놓으면 오징어 순대가늘게 찢어서 긴 존재들과 마구 엉클어 놓으면 오징어 잡채영원히 살게 해주겠다며 염장하니 오징어 젓갈하다 하다 할 것 없으면 돼지고기와 엮어서 오삼불고기 아니다 아니다복잡하게 할 것 없이 그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