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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시-야생화

[스크랩] 봄볕만이 좋은 산자고

 

 

 

봄볕만이 좋은 산자고

 

봄에 나오는 꽃은

모두 봄 처녀

봄의 전령사

대지를 수놓는 천사

 

그래도

봄 처녀 꽃말은

이 몸뿐인데

이름에 시어머니 붙은 것은

봄 꿈에 시달린

어느 학자의 실수

 

어찌 대수랴

따스한 햇볕만이

마냥 좋아라

바람 막힌 산기슭은

봄 꿈 꾸기 좋은 곳

팔베개나 하자

 

새로 만든

흰 치마 구겨지든 말든

노란 저고리

빛바래든 말든

실눈 뜨고

아지랑이 바라다본다.

 

..................................

산자고; 중부지방 이남의 양지바른 들과 산에서 자란다. 물구, 물굿, 까치무릇이라고도 하며 한자로는 귀정경, 금정초,

녹제초, 모하고, 무의초 등 다양한 이름이 있다. 흰 바탕에 자주색 선이 있는 꽃이 특징이며 가지 끝에 하나씩 핀다.

비늘 줄기는 식용하며 뿌리는 뭉친 곳을 풀고 염증을 제거하는 해독 기능이 있다. 최근 식도암, 유선암 등 각종 암

치료의 약리작용이 있는 것으로 연구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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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느 사진작가의 견해

 

'산자고'처럼 한자어로 된 꽃 이름은 기억하기가 어렵다고 한다. 산자고를 '고산자'(高山子/김정호)라고 부르는 사람도 있다. 이 이름을 처음 들은 사람은 놀부가 화초장 이름 헷갈리듯이 고산자, 자고산, 산고자 등으로 제멋대로 외우고 있다.

의미가 이해 되지 않으면 궁금한 것이 인지상정이고, 요즘 같은 인터넷 시대에는 잠깐의 수고로 산자고(山慈姑),

즉 '산에 계신 자애로운 시어머니'라는 답을 얻을 수 있다. 그러나 이것은 그릇된 정보가 여과 없이 확산된 것이다.

 

중국 의서인 본초서에서 ‘山慈姑’는 약난초의 뿌리로 나와 있다.

우리 국명의 산자고는 한자로 ‘山茨菰’로 표기되는 식물로서,

우리말 이름은 ‘까치무릇’이고 약용으로 쓴다는 기록은 없다.

인터넷에서는 까치무릇'山茨菰'가 약난초의 ‘山慈姑’로 둔갑을 해서

'자애로운 시어머니'가 되고, 이와 관련된 전설이 떠다니고 있다.

동의보감에서 ‘무릇’의 약재명이 ‘야자고野茨菰’라고 나와있으므로,

‘산자고 山茨菰’는 이 ‘야자고 野茨菰’와 상대가 되는 이름인 듯하다.

우리말에 ‘까치’가 접두사로 쓰이면 ‘이른’이라는 뜻이 된다.

까치는 동네 높은 나무에 앉아서 낯선 사람이 오면 울었기 때문에,

예로부터 소식을 미리 알려주는 전령이며 길조로 여겨졌다.

까치설날은 '이른 설'이고 까치무릇은 일찍 피는 무릇이다.

이렇게 뜻이 분명하고 아름다운 우리말 이름을 두고

굳이 남의 나라에서 붙인 약재 이름을 국명으로 했을까?

다행스럽게도 북한에서는 ‘까치무릇’을 정명으로 쓰고 있다.

언젠가 통일이 되면 우리 꽃 이름도 하나로 정해야 할 것이니

사려 깊은 학자들이 ‘까치무릇’으로 바로잡아주기를 기대한다.

 

 

 

 

 

출처 : 유유의 습작노트
글쓴이 : 봉명산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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