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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시-야생화

[스크랩] 진범이 오리라니

 

 

 

진범이 오리라니

 

왜 그렇게 생각되었을까

산을 울리는 저 소리의 주인공은

분명 호랑이일 것이라고

 

그런데 알고 보니

오리 몇 마리가 산속에 살고 있었고

머리로 들었던 소리도

땅을 울리는 진동이 아니라

시끄럽게 꽥꽥거리는 수다라니

 

산에서 나는 소리 듣고

호랑이란 판단은 하여도

오리라고는 생각 못할 것이다

범인을 쫓을 때는 선입견을 버리라고

수도 없이 들었건만

정작 중요한 순간은 고정관념 그대로다

 

진범을 찾고 보니

궁둥이 흔들며

하늘로 달아나는 산속의 오리떼라

새삼 또 하나 배웠노라고 하면서

산을 내려온다.

 

...........................

진범; 전국 각지의 깊은 산 숲 속 그늘에서 자란다. 진나라의 작은 괴물 모습이라 하여 진봉으로 불렸는데 번역 과정에서 잘 못 읽어 진범이 되었다는 설이 있으며 진교라는 이명도 있다. 우리말로는 오독도기라고 한다. 유독 식물로 분류되며 한방에서는 뿌리를 진통, 진경, 거풍, 관절염, 근육경련에 처방하고 미친개에게 물렸을 때 사용했다는 민간요법도 있다.

 

 

 

 

 

 

출처 : 유유의 습작노트
글쓴이 : 봉명산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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