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새와 가을하늘
쓰레기는 쓸고 먼지는 털고
하루에도 수백만 번
잡티 하나라도 보이지 않게 일하다 보니
깨끗해진 가을하늘
너무 깨끗하여서 할 일 없으면 심심해
그냥 간질간질 간지럼
살살 건드리다 보니 높이 더 높이 올라간
가을하늘의 모습
그러다가 어느 땐
무거운 구름이 왕창 몰려오게 되니
그런 순간은 쉬는 시간
반성도 할 겸 잠시 낮게 엎드려 있어라
어느 오름에 사는 억새는
아무 능력도 없으면서
가을하늘을 배경으로 바람과 구름을 벗 삼아
소설 쓰기 즐겁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