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위 동굴
숲속의 바위 동굴에 과연 주인이 있을까
곰이 살았고
큰 뱀도 겨울잠을 자고
꼬마 요정들이 비 오는 날 모여서 소꿉놀이하던 곳
그랬는데
어느 날 갑자기 인간이 불을 가지고 와서
동굴 속을 환하게 밝혀 놓고
곰도 뱀도 다 쫓아내고
추위와 습기도 극복하면서 주인 행세 실컷 했는데
한참을 살더니만
그놈의 실증 근성이 발동하여 보따리 싸서 나간 후
텅 비어 버린 공간
모든 동물도 식물도 인간의 변심 무서워 접근 금지라
동굴의 한숨 소리만 조용히 울려 퍼진다.
제주도는 화산 지형의 특성으로 바위로 형성된 동굴이 많이 있는데 보통 이를 궤라고 부른다.
오래 전 원주민들이 바위 동굴에서 생활한 흔적이 많이 발견되고 있고 생태적 가치도 크다고 하며
바위 형성 탐구 및 지질학적 연구 대상이 되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