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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시-야생화

제주백서향

 

제주백서향이 꽃을 피우기 시작했답니다. 

2023.1.15 제주도 어느 곶자왈에서 새해 처음 만나 본 향기가 진한 백서향의 하얀 꽃 모습이랍니다. 

 

 

 

백서향의 향기 그윽하다

 

 

따스한 햇볕 비취자

남녘 바닷가 산기슭에서

봄의 문턱 지키는 백서향이

입을 벌려 향기 뿜기 시작한다

 

잠결에 맡은 향기는

비틀거리며 백 리를 따라가야 하고

상서로운 향기이기에

천 리에 걸쳐 펼쳐져야 한단다

 

노란 미소 머금은

뽀얀 얼굴 새색시가

꿈속의 사랑에 취한 양

상기된 채 향기 풍기며

봄을 준비하고 있다.

 

 

 

<일찍 꽃이 피기 시작하는 백서향의 꽃은 눈이 내려도 전혀 시들지 않고 3월까지 계속 자태를 유지하고 있답니다>

 

백서향; 천리향으로도 불리는 서향의 일종으로 흰꽃이 피는 백서향은 우리나라 및 일본 남부지방에서 자라는 종으로, 제주도가 원산지일 가능성이 높다고 하여 제주백서향으로 부르기도 한다. 본래 동백동산 지역에 가장 많고 남쪽 곶자왈 지역에서도 자생하였다. 그러나 구좌 곶자왈에는 드문드문하고 저지 곶자왈 입구에는 남채 처벌 경고문이 붙어 있을 정도로 줄어들고 있다. 질병에 잘 견디는 야생 식물이고 열매가 익으면 독을 발산하는 존재임에도 곶자왈 인근 가정집이나 공원에서 더 많이 볼 수 있다. 꽃말은 "꿈속의 사랑"

 

 

 

독 품은 백서향

 

가없이 자애로운 미소

묵은 근심 지우고

 

젊음을 노래하는 푸르름은

심장의 두근거림

 

암향으로 영혼을 잃게 하여

악마의 숲으로 유인할 때

향수 한 방울 떨어진다

 

왜 독을 만들게 하던가

모진 겨울 가기 전에

하얀 종이 구부려야 하는 심정

천 년 바위나 알까. 

 

 

 

 

서향; 옛날 어떤 스님이 잠결에 맡은 기분 좋은 향기를 찾아갔더니 이 꽃나무를 발견했다고 하여 수향(垂香, 잠잘 수, 향기향)이라 불렀다가 상서러운 향기라는 뜻으로 瑞香이라고 바꿔 불렀다는 말이 있다.

 

 

중국의 전설상 옛날 여산에 사는 한 비구가 '달콤하고 정열적인 향기를 발산하고 있는 푸른 나무'를 꿈속에서 보았는데 그 향기를 잊을 수 없어 심산 유곡을 찾아 헤매며 돌아다니다가 드디어 그 나무를 발견하여 이름도 없는 그 나무를 갖고 돌아와서 키웠고 꿈에서 맡은 향기이므로 '수향'이라는 이름을 붙여 키워서 그 뒤에 '서향'이라고도 부르게 되었다라는 말도 있다.

 

<눈 쌓인 모습은 예전 확보해 놓은 사진이며 이 것은 금년 찍은 것이랍니다.> 

 

<2월의 백서향>

 

 

꿈결 향기

                             유유

 

문풍지의 떨림에서

진한 향기 전해지니

누군가 다녀갔는가

일어나 물 한 컵 들이키곤

창문을 열어보니

달빛만 웃고 있다

 

님의 향기 이러했나

먼 곳에서 맴도는 향

따라가 볼까 했지만

가다가 잠이 깰까 두려워

베개만 끌어안고

천리향 중얼댄다.

 

 

<금년 2023. 1.15 전국 야생화동호인 모임인 인디카의 제주도 출사장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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