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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시-야생화

[스크랩] 수줍음 타는 비비추

 

 

수줍음 타는 비비추

 

고개는 저절로 숙여지고

얼굴빛은 붉게 변하고

몸은 마구 떨리고

예전에는 그랬는데

수줍어하면 사랑이라 했는데

 

세상이 바뀌어

당당하고 노골적인 것을

뻔뻔스럽다 하지 않고

솔직하다고 평가해 준다 해도

비비추에게는 안 통한다

 

태양을 사모해

몸을 비틀며 따라가도

얼굴 한 번 드는 일 없고

할 말이 쌓여 있어도

침묵뿐이다

 

비밀이 많은 것도 아닌데

자신감이 없는 것도 아니고

숨고 싶은 것도 아니며

못 생긴 것은 더더욱 아닌데

그냥 부끄러워한다.

 

............................

비비추; 중부 이남의 숲 속 산골짜기나 약간 습한 곳에서 자란다. 반그늘과 부식질이 풍부한 사질양토를 좋아하는데 일부 지방에서는 지부 또는 자부라고도 한다. 어린잎을 나물이나 쌈으로 싸먹을 때 잎에서 거품이 나올 때까지 손으로 비벼서 먹었기 때문에 비비추란 이름이 붙었다는 말도 있다. 옥잠화와는 소속이 다르지만, 전초가 비슷하고 꽃봉오리가 비녀를 생각나게 한다는 점에서 일맥상통한다. 꽃이 한쪽으로 치우쳐 줄줄이 땅만 바라보고 핀다. 

 

 

 

 

출처 : 유유의 습작노트
글쓴이 : 봉명산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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