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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시-야생화

[스크랩] 해변의 가수 문주란

 

 

 

해변의 가수 문주란

 

노래를 잘하려면

두 발은 땅에 단단히 붙이고

배에 힘을 넣어야 하며

목은 길게 뺀 채

눈알이 튀어나오도록

바닷가에서 발성 연습부터

 

바다의 치맛자락이

모래 세는 소리를 시작으로

먼 곳에서 뺨 맞고 온 태풍이

바위 부수며 화풀이하는 굉음까지

꼼꼼히 녹음해 놓고

얼마를 연습하였던가

 

토끼섬에 모여

천 년을 갈고 닦은

합창곡 부르다가

들어주는 관광객 없자

노래를 중단한 채

발음 좋은 가수 뽑아

홍보 요원으로 보내 본다

 

파도소리 바람 소리 따라

파견 가수의

저음 노래 들려오고 있는데도

모여드는 청중은

여전히 없도다.

 

.........................

문주란; 제주도 토끼섬 해변의 모래밭에서 자라며 천연기념물 제19호로 지정되어 있다. 상록 다년생 초본식물로서 키가 30~60cm, 잎은 30~60cm로 자라며 알뿌리로 번식하는데 수명이 50년 이상이나 된다고 한다. 꽃은 여름에 흰색으로 피며 은은하면서도 깊고 진한 향기가 난다. 어린 손자를 키우던 해녀 할머니가 죽어서도 손자를 떠나지 못해 물질하던 토끼섬까지 나와서 집을 바라보다가 그대로 꽃이 되었다는 전설이 있다.

 

 

 

 

 

 

출처 : 유유의 습작노트
글쓴이 : 봉명산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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