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 큰 장대나물
유유
멀대 같이 키만 커가지고
듣기 싫은 말
그랬다
예전엔 왜 키 크면 순하고 착해야만 했던가
작은 녀석들은 잘못해도 쉽게 숨었지만
키 큰 놈은
금방 눈에 띄기 때문에
언제나 손해 보고 좀 멍청해야만 했다
그런데 어느 날 운동경기가 입장을 바꿔놓고
키 큰 자를 우대
이젠 너무 잘 먹어 비만 시대가 되자
늘씬함이 최고라나
장대나물도 큰 키로 인한 서글픔을 삭히며
덧없는 사랑만을 중얼거렸는데
바람에 넘어지지 않고 강하게 버티며 살다 보니
갑자기 항염 물질 보유자로 대우받는다.
장대나물; 전국 각지의 산과 들에서 자라는 2년생 초본으로 깃대나물이나 남개채라고도 한다. 물 빠짐이 좋은 양지에서 자라며 줄기는 가지 없이 약 70㎝ 정도이고 줄기에서 난 잎은 긴 타원형이다. 꽃은 백색으로 5~6월에 원줄기 끝에서 십자화로 달린다. 한방에서는 청혈해독 등에 사용했는데 최근 염증 치료제로 주목받고 있다고 한다. 꽃말은 “덧없는 사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