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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시-야생화

겨울 패랭이꽃

 

 

 

 

겨울 패랭이꽃

 

                                      유유

 

 

바람이 바닷가 지나가다가

낮고 넓게 펼쳐진 현무암에 앉아 잠시 쉬려는데

엉덩이 디밀지 말라고 시비 거는 패랭이꽃

 

 

 

 

 

 

 

 

 

바람 때문에 키는 자꾸 작아지고

붉게 타오르는 청춘의 힘찬 빛도 점점 퇴색되어가며

바위틈의 작은 물기조차 빼앗는 사실을 아냐고

따지면서 덤벼드네

 

 

 

 

 

 

 

 

바람은 기가 막혀

봄 여름에 젊음과 혈기를 즐겨야지 겨울철에 웬 헛소리

바람 막힌 도시에 살 것이지 바닷가는 왜 나왔으며

물 많은 습지 놔두고 물방울 거지 행각 주제에

 

 

 

 

 

 

 

 

 

 

패랭이꽃은 슬픔을 억누르며 한마디

살기 좋은 곳은 지면패랭이와 카네이션 등에게 빼앗기고

여름의 바닷가도 술패랭이와 갯패랭이에게 양보하니

갈 곳이라곤 겨울날의 황량한 갯바위란다.

 

 

 

 

 

 

 

 

 

패랭이꽃; 석죽화, 대란, 참대풀 등의 이름으로도 불린다. 낮은 지대의 건조한 곳이나 냇가 모래땅 등 척박한 곳에서 자라며 강한 생명력을 보여 옛날 패랭이 쓴 서민을 상징했다고 한다. 술패랭이꽃과 갯패랭이꽃 등 10여 종이 있으며 요즘엔 원예종이 개발되어 색도 화려해지고 모양도 다양한 편이다. 꽃은 6~8월에 핀다고 되어 있으나 제주도의 바닷가엔 10월부터 1월까지 피고 지기를 반복한다. 한방에서는 씨를 구맥자라고 하여 열과 혈압을 낮추고 이뇨제 등으로 사용한다. 꽃말은 순결한 사랑, 재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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