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문학/시-자연

새 부르는 낙상홍





새 부르는 낙상홍/유유

 

아가들아 다 모여라

참새 박새 콩새 쑥새 딱새

돌아다녀 봤자 먹을 것 별로 없단다

눈 내리는 날 진수성찬 차렸으니 모두 와서 먹어라

 

이 계절엔 버찌 오디 없다

홍여새 방울새 쇠박새 동박새 산까치

너희들이 누리장 윤노리 팥배 다 먹어 치웠다

길고 긴 엄동설한에 먹을 것은 이 낙상홍 열매뿐이란다

 

이젠 골라 먹을 주제 아니다

직박구리 오목눈이 곤줄박이 찌르레기

좀작살나무의 보랏빛 열매 같은 꿈은 깨야 한다

느릅나무나 오리나무의 딱딱한 열매보다는 훨씬 부드럽단다

 

많이 몰려와도 먹이는 충분하다

개똥지빠귀 오색딱따구리 긴발톱할미새

딱딱하고 상해가는 감이나 모과 쪼며 허송하지 말아라

눈이 내리면 모든 잎 다 떨구고 의젓하게 서 있어 찾기 쉽노라.


..................................................................................................................................

낙상홍; 중국, 일본에서 들어 온 외래식물로 추위에 강하고 환경 적응력이 좋아 관상용으로 많이 식재되는 낙엽성 활엽 관목이다. 잎이 떨어지고 서리가 내려도 열매가 붉게 빛난다고 해서 落霜紅이란 이름이 붙었다고 한다.







'문학 > 시-자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떨어지기 싫은 여우콩  (0) 2018.01.05
붉은겨우살이의 삶  (0) 2018.01.04
겨울에 보이는 제주고사리삼  (0) 2018.01.02
늘푸른 사철나무  (0) 2018.01.01
바위 사랑 석위  (0) 2017.12.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