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찬 우묵사스레피/유유
부처님의 눈으로 보면 모든 사람 부처로 보이고
돼지의 눈에는 돼지만 보인다
무학대사의 말씀이었던가
사스레피나무의 꽃 냄새가
마음이 아름다운 사람의 코에는 그윽한 향기로 다가오고
흉악범의 코에만 악취로 맡아질까
말도 안 되는 소리
바람이 세차게 부는 곳에선 슬며시 몸을 숙여 엎드리고
냄새가 역겹다고 하니 조금 갈무리하며
추운 날씨에도 꽃 피워보고
소금 알갱이라도 양분으로 바꾸어 먹는다
움푹 파인 작은 이파리 속에
당찬 기운 가득 채운 바닷가 우묵사스레피는
올겨울 자신 있게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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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묵사스레피; 남부 지방의 바닷가에서 사는 나무로 제주도 남쪽 지역에서 특히 많이 볼 수 있으며 섬쥐똥나무로도 불린다. 사스레피나무의 일종으로 잎이 움푹 들어갔다고 하여 우묵사스레피라는 이름 붙었는데 사스레피나무가 봄에 꽃이 피고 심한 악취를 풍기는 것과 달리 늦가을부터 겨울에 꽃이 피고 냄새도 덜한 편이다. 바닷바람이 심한 곳에서는 나무가 모두 바람이 지나가는 방향으로 납작하게 눕는 특이한 수형을 나타낸다. 민간에서는 이뇨와 담 제거 등에 약재로 썼다고 한다. 꽃말은 "기억 속에 새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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