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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수필과 산문

숲과 삶-도시 환경에서의 숲

 

 

도시환경에서의 숲

 

1. 들어가며

 

이어령 박사가 지난 1990년 초대 문화부 장관으로 임용되자마자 쌈지공원사업 구상을 제기하여 많은 국민들의 관심을 모았다. 쌈지공원은 도심의 번잡한 지역에 방치된 자투리땅에 나무를 심어 소공원을 조성함으로써 도시의 공기를 정화시키고 시민들에게 휴식과 여가 공간 제공은 물론 인간으로의 건강한 생활과 거리에 생기를 불어넣을 수 있다는 것이었다.

 

동 사업은 관련이 있는 경제 파트나 국토건설 분야에서 제기한 것이 아니라 문화부에서 먼저 안건을 제시한 것도 이채로울 뿐만 아니라 장관이 아주 작은 것을 상징하는 <쌈지>란 용어를 들고 국무회의에서 설명한 것에 대해 무시하는 듯한 분위기였다가 당시는 엄청 큰 액수인 4조원이 넘는 예산을 요구하게 되자 더욱 국무위원들을 당황케 하였다.

 

이 장관 재임 중에는 타 부처의 외면과 예산상의 문제로 결국 전국적인 쌈지공원은 성공하지 못했고 그나마 고건 당시 서울시장의 호응을 받아 쌈지 뜰정도 수준으로 서울시 일부 지역에 소공원이 조성되었는데 인근에 거주하는 시민들의 대대적인 환영을 받음에 따라 비로소 도시 공간에 숲의 필요성을 강하게 인식하는 계기로 작용하였다.

 

25년이 지난 지금은 서울을 비롯한 전국 모든 도시의 도심 곳곳에 쌈지공원이 건설되어 있고 좀 더 규모가 큰 근린공원뿐만 아니라 도시 주변의 산은 빽빽한 삼림을 조성해 놓았다. 복잡성의 상징이며 고가도로가 놓여 있던 청계천에 물이 흐르고 폐수로 찌들어 있던 중랑천엔 고기가 뛰어 놀며 빌딩 옆으로 멧돼지가 어슬렁거리는 그런 변화가 이에서 비롯되었다.

 

그러나 아직 만족할 단계는 아니다. 도시가 팽창하게 되면 숲을 잠식하게 되고 토지를 소유한 지주나 건설업자는 어떻게든 나무를 베어내려 하는데 반해 국민들은 생활수준 향상과 건강을 의식해 숲을 더 요구하는데 대한 해결책이 있어야 하고 이미 조성해 놓은 환경도 공해를 비롯한 각종 위해 요인으로부터 잘 지켜 나가야 하는 과제도 대두되고 있다.

 

 

2. 도시에서의 숲

 

도시공원은 조경학의 아버지라고 불리는 미국의 옴스테드에 의해 최초로 정립되었는데 그는 Public park의 개념으로 공원을 설계함에 따라 1876년 뉴욕에 센트럴파크가 건설되었다. 센트럴파크는 아름다운 경관은 물론 광대한 숲과 산책로 및 운동시설을 갖춘 뉴욕의 보물이 되어 있고 세계적인 관광지로도 부상해 연간 4,000여 만 명이 다녀간다고 한다. 이런 공원의 성공을 모델로 하여 전 세계적으로 변형된 도시의 숲이 조성되고 있는 추세라 할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1896년경 영국의 브라운에 의해 탑골공원이 조성되었으나 아주 조잡한 수준이었고 일제강점기에는 창경궁 등이 공원화되었지만 유리온실 식물원과 동물원을 만드는 등으로 오히려 숲을 없앤 격이 되었는데 1980년 이후 조금씩 발전하다가 2000년 전후에 자투리 공간을 이용한 소공원 및 대규모 공원이 공급되었고 2002년 난지도의 [월드컵공원]2005년 뚝섬 경마장터의 [서울숲공원] 조성으로 본격적인 궤도에 들어섰다고 한다.

 

도시공원의 발전에 따라 도시숲이라는 새로운 용어도 정착되었는바 도시숲이란 국민의 보건휴양·정서함양 및 체험활동 등을 위하여 조성·관리하는 산림 및 수목으로 공원, 학교숲, 산림공원, 가로수() 등을 말한다.’라고 정의되어 있는바 법적, 물리적 공간개념 이상으로 환경·생태적인 측면과 함께 문화적, 전통적, 공동체 측면을 포괄하는 개념으로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문화와 공동체라는 의미를 내포하며 일반시민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실천적, 문화적인 참여활동을 포괄한다.’는 방향으로 규정하고 있다.

 

도시숲은 자연적인 도시숲(도시 내 산림, 수목원 등 보전 및 관리 중심)과 인공적인 도시숲(학교숲, 마을숲, 비오톱, 가로숲, 특수공간숲)으로 크게 구분되고 있는데 이들 모두가

 

- 도시민의 위락활동과 건강증진을 위한 필수적인 장이기 때문에 접근성이 좋아야 하고

- 형질은 지역·지질·형상·방위 등의 요소와 도시숲을 구성하는 대기·식물·동물 및 녹지를

   둘러싸는 주변건축물과 구조물 등에 의해 형성되어야 하며

- 독립적으로 존재하는 것보다는 여러 개가 네트워크로 연결되었을 때 숲의 효용 가치가 높기 때문에

   크고 작은 도시숲들이 연결되어  상호보완적인 기능수행을 해야 한다고 한다.

 

오늘날 세계 최초이면서도 대표적인 도시숲은 독일의 [프랑크푸르트 도시숲]이라고 한다. 독일 최대 경제도시의 시내 중심을 동서로 관통하는 마인강 남쪽에 넓게 자리 잡고 있는 이곳은 폭 15km, 길이 6km에 달하는 거대한 숲으로써 여의도 면적의 약 15배에 달하는 4,800ha에 이르는데 도시민에게 휴양 제공은 물론, 깨끗한 공기와 물을 생산하며 일반 산림에서와 같이 목재 생산이나 수렵활동도 행해지고 있다고 한다. 프랑크푸르트 도시숲은 전 세계 도시의 모델이 되어 각국에서 벤치마킹하고 있는바 숲에 대한 인간의 시대적인 요구는 조금씩 변화함에 따라 앞으로 어떠한 새로운 유형의 도시숲이 나올지는 모른다.

 

 

3. 도시숲의 중요성

 

0 시민들의 쾌적한 생활환경 조성; 아름답게 우거진 도시숲은 시민들에게 심리적 안정 효과는 물론 휴식과 산책을 즐길 수 있는 여유로운 공간이 되며 황량한 건물선을 시각적으로 부드럽게 함과 동시 딱딱하고 삭막한 풍경을 자연스럽게 차단함으로써 심리적인 안정 효과를 제공하는 등 도시민들에게 쾌적한 생활환경을 조성해 준다.

 

0 도시의 기후 조절; 도시숲은 여름 한낮의 평균 기온을 3~7완화시키고, 습도는 9~23% 상승시키는 등 친자연적인 기후조절 기능으로 인간에게 신체에 좋은 환경을 제공하는데 숲이 있으면 여름 한낮에 평균 기온이 3~7낮았고, 습도는 평균 9~23% 높게 나타나서 이는

버즘나무(플라타너스)1일 평균 잎 1664의 대기열을 흡수함으로서 하루에 15평형 에어컨 8대를 5시간 가동하는 것과 같은 효과가 있다고 한다. 또한 도시숲 형성이 안 되었을 때 도시는 대기오염과 열섬효과로 온도가 상승하지만 도시숲이 생성되게 되면 통풍구간(바람길)이 생겨 공기정화와 열섬형성을 저지시키는 모습으로 열섬현상 완화기능을 보여주고 있다고 한다.

 

0 소음감소; 도로변과 생활공간 내 식재를 통하여 소음을 감소시키고 광합성 작용에 의한 산소 발생과 분진흡착 등으로 공기를 정화시키는바 10m, 너비 30m인 수림대가 있으면 7dB의 소음을 감소하고 키큰나무(30m, 높이 15m)가 있는 고속도로에서는 10dB이 감소하며 도로의 양쪽에 침엽수림대를 조성하고 중앙분리대에 키가 큰 침엽수를 식재할 경우 자동차 소음의 75%, 트럭소음의 80%가 감소한다고 한다.

 

0 대기정화; 느티나무 1그루(엽면적 1,600)는 하루에 8시간 광합성 작용을 할 경우 연간(5~10) 이산화탄소 2.5톤을 흡수하고, 1.8톤의 산소를 방출한다. 이는 성인 7명의 연간 필요한 산소량에 해당하는데 도로변에 형성된 가로수길의 효과는 소음차단효과(도로변과 중앙에 숲을 조성할 경우 자동차 소음의 75% 감소), 대기정화(느티나무 1그루는 연간 1.8톤의 산소를 방출하며 이는 성인 7명의 연간 필요 산소량에 해당) 효과가 있다고 한다.

 

0 아름다운 경관조성; 현대 인간은 물질문명을 충족시키고 나니 정신적인 분야를 중시하고 있음에 따라 도시내 녹지축의 형성과 특징적인 녹색(가로)공간을 창출함과 동시 도시의 아름다운 경관을 만들어 그 지역을 상징하는 랜드마크(landmark)의 역할을 하기도 한다.

 

0 건강한 생태계 보전; 도시 생태학에서는 숲의 중요성을 물질의 순환과, 에너지 흐름에 역점을 둔 생물서식공간의 확보, 열섬완화, 토양과 수분의 보전뿐만 아니라 최소의 노력으로 도시경관을 풍부하게 할 수 있는 다양성과 생명감, 아름다움 등에 그 중요성 및 가치를 두고 있음에 따라 도시 내 야생 동·식물 보호 등과 같은 생태계 복원의 중요성도 부각된다.

 

 

4. 도시숲의 감소와 훼손

 

우리나라의 국토면적 106,106(1,000ha, 2013년 기준)64%가 산림으로 되어 있는데 일제강점기와 6.25전쟁을 거치면서 전국의 산림이 황폐해져 있다가 1960년대 대대적인 조림사업 전개로 산림녹화에 성공하여 세계의 주목을 받은바 있다.

 

그런데 전국 인구 5,114만 명 중 91%에 해당하는 4,680만 명이 도시에 거주하고 있다는 통계가 나와 있고 도시는 국토 면적과 대비 16.5%에 불과함에 따라 얼마나 도시 집중도가 높은가를 반영하고 있는바 날이 갈수록 인구 증가와 도시화로 인해 매년 산림이 다른 용도로 전환되어 숲의 면적이 줄어들고 있다고 한다 

 

 

 

 

 

다행히 표에서 보는바와 같이 생활권에 있어서 도시림은 증가하고 있는 추세이기는 하나 이는 정부의 강한 의지 및 법적 기반과 더불어 각급 지자체에서 상징적, 경쟁적으로 도시숲 조성 사업을 전개하고 있고 시민들도 숲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정부나 지자체에서 조금이라도 관심의 끈을 늦출 경우 아파트 건설을 비롯해 각종 체육시설이나 시가지 건설 등 대규모 개발로 인해 도시숲은 줄어들고 산불은 물론 다양한 환경 공해로 인해 나무가 고사하는 등 훼손은 점증될 것으로 보여 진다.

 

최근 2 ~ 3년 동안 제주를 비롯한 여러 도시에서 소나무 재선충 감염이 심각해 많은 나무들이 벌채되고 있는데 일부 몰지각한 토지 소유자들이 자신이 땅을 개발할 목적으로 이러한 기회를 활용해 고의적으로 재선충에 노출시킴으로써 소나무를 제거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하는 등 도시숲이 감소되거나 훼손할 수 있는 가능성이 산재되어 있다.

 

도시숲은 높은 땅값과 주변의 제약 등으로 조성하기가 어려워 가꾸는데 20, 훼손하는데 2시간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임에 각별한 관심이 요구되는 것이다.

 

 

5. 도시숲 보전방안

 

0 법적 제도적 뒷받침; 산림기본법 제18(국가 및 지방자치단체는 도시지역의 산림 및 녹지를 체계적으로 관리하기 위하여 필요한 시책을 수립·시행하여야 한다.), 산림자원의 조성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제19조의 2 (산림청장은 전국의 도시림생활림가로수를 대상으로 도시림등의 조성관리를 위한 기본계획을 10년마다 수립시행하여야 한다.), 산림자원의 조성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제20(지방자치단체의 장은 제19조의2에 따라 수립된 도시림등기본계획에 따라 그 관할 구역의 도시림 등을 대상으로 도시림등의 조성관리를 위한 계획을 수립시행하여야 한다.) 등의 규정이 있지만 필요하다면 더 방안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

 

0 국민들의 숲 사랑 의식공고화; 가장 중요한 것은 국민들이 숲의 소중함을 마음 속 깊이 인식하고 있고 평소 생활에서 의식적으로 실천해야 한다는 점이라 할 수 있다. 이를 위해 숲사랑 국민운동의 활성화 차원 의식변화(Change), 가치문화 확산(Culture), 고객만족(Customer) 3C를 중점 추진하는 등 지속적인 가치관 형성에 기여해야 할 것이다.

 

0 내셔널트러스트 운동을 통한 시민 참여; 현재 존재하고 있는 보전가치가 높은 숲은 대부분 개발에 대한 압력으로부터 벗어날 수 없는 상황에 놓여 있는데 그 보전을 위한 토지매입에는 행정적인 예산 투입에 한계가 있음을 감안 이를 시민들이 십시일반으로 참여하여 토지를 매입함으로써 가치가 높은 숲을 보전하는 내셔널트러스트 운동의 확산이 필요하다.

 

0 도시숲 별 자매결연 체제 구축; 제주도는 전도에 걸쳐 산재해 있는 오름의 훼손방지와 관리를 위해 사회단체별로 자매결연을 맺게 해 소기의 성과를 거두고 있는바 도시의 쌈지공원을 비롯해 근린공원과 규모가 큰 공립공원에 이르기까지 규모에 맞는 단체를 선정해 지자체의 행정부서와 더불어 각각 자매결연을 맺고 관리토록 하는 방안도 검토되어야 한다.

 

0 기업의 참여 확대; 기업의 사회 공헌화 사업의 하나로 숲을 조성하고 관리하는데 일부 참여 하고 있지만 기부금, 헌수, 헌물, 11숲 가꾸기 등의 형태를 보강하고 기업이 소유하고 있는 숲을 시민에게 환원하거나 공공용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등 보다 적극적이고 효율적인 대책도 마련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

 

 

* 참고 문헌

- 산림청 공개 정책 자료

- 숲과 삶 / 박미호 외 공저 / 한국방송통신대학교

- 도시숲 이론과 실제 / 변우혁 외 공저 / 이채

- 세계의 도시숲을 걷는다/ 변우혁 저 / 이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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