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갯메꽃과 소리
아주 조용한 것 같기도 하고
어느 땐 너무 너무 시끄러운 것 같기도 한 바닷가에서 살기에
소리에 민감한 갯메꽃

무슨 소리를 듣고 있는가
아니면 무엇을 알려 주기 위해 나팔로 큰 소리를 내고 있는가
초음파인지 저주파인지 모를 것 같은 분위기

무슨 소리를 낸 것 같지도 않은데
바닷가 모래 속에서 나른한 오수에 취해 있던 작은 게 한 마리가 깨어나
지나가던 바닷바람에 무어라 했느냐고 심통 부리네

그러거나 말거나
갯바위에서 꽃을 피운 갯메꽃은 멀리 바다 풍경을 감상하면서
들리는 소리는 무시하는 듯

어느 소리도 내지 않고 있는데 이상스럽게
바닷속의 물고기는
갯메꽃이 들려주는 음악을 조용히 경청하고 있다고 하니 기가 막힐 노릇이로다!

갯메꽃; 해안가 물이 잘 빠지는 모래밭이나 바위틈에서 자란다. 잎의 끝이 오목하거나 둥글며 표면에 광택이 나고 어긋난다. 뿌리에서 줄기가 갈라지고 기근이 나와 땅으로 뻗거나 바위와 다른 식물을 타고 오른다. 나팔꽃 닮은 연한 홍색의 꽃잎 안쪽에 5갈래의 흰색 줄기가 있다. 먹을 것이 없을 때 뿌리로 죽을 쑤어 먹거나 떡을 해 먹었다고 한다. 한방에서는 노편초근이라는 이름으로 중풍, 천식, 관절염 등에 사용한다고 한다. 꽃말은 "수줍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