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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시-야생화

부평초 단속

 

 

 

부평초 단속

 

                               유유

 

 

바람 불면 바람 부는 대로

물결치면 물결치는 대로

이곳저곳 자유롭게 떠도는 부평초 인생

 

 

 

 

 

 

 

이젠 안 돼

함부로 움직이지 마라

 

 

 

 

 

 

 

떠도는 방랑자는 확진시킬 위험인물

나그네도 안 돼

낭만 같은 소리 하지 말라

갈 곳 없는 자는 격리시설로 모신다

 

 

 

 

 

 

 

누군 정착해서 살고 싶지 않을까

떠돌이의 기구한 운명

부평초로 태어나 여기저기 떠다니다가

흔적 없이 사라지는 건

사람이나 식물이나 마찬가지

 

 

 

 

 

 

 

어쩌다가 이상한 괴질이 생겨나

단속 대상이 되었는가

아무리 쇠사슬로 꽁꽁 묶어 놔 봐라

마음만은 유유자적이다.

 

 

 

 

 

 

 

부평초; 정식 식물명은 개구리밥(좀개구리밥 포함)으로 수평, 머구리밥 등의 이름도 있다. 논이나 연못의 물 위에 사는 수생식물인데 뿌리가 땅에 붙어 있지 못해서 떠돌아다니며 사는 존재의 대명사가 되었다. 가을에 모체에서 생긴 겨울눈이 물속에 가라앉아서 겨울을 나고 이듬해 봄에 물 위로 나와 번식한다고 한다. 개구리가 먹지는 않는데 물에서 나올 때 입 주변에 많이 달라붙어 있어서 이름이 생겼다는 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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